쓰던 프롬프트를 하나도 고치지 않았는데, 답변이 부쩍 길어졌다고 느끼신 적 있나요?
요약해 달라고 했더니 서너 문단이 돌아오고, 저장한 보고서는 예전의 두 배가 됩니다. 작업 중간 설명도 부쩍 늘었죠. 토큰은 곧 비용이라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모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은 클로드 오퍼스 5를 내놓으면서 이 모델 전용 프롬프트 가이드를 따로 공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문서가 지우라고 한 지시와 넣으라고 한 지시를 정리했습니다.
1. 왜 프롬프트를 손봐야 하나
코드를 한 줄도 바꾸지 않아도 오퍼스 5는 이전 모델과 다르게 행동합니다. 모델 아이디만 바꿔도 차이가 납니다.
앤트로픽이 밝힌 변화는 여섯 가지입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모델이 스스로 더 많이 하는 방향이죠.
| 동작 | 오퍼스 5에서 |
|---|---|
| 응답 길이 | 이전 오퍼스보다 길어짐 |
| 진행 상황 설명 | 작업 중 할 일을 자주 알림 |
| 문서 길이 | 저장하는 보고서·요약도 길어짐 |
| 자체 검증 | 시키지 않아도 자기 작업을 확인함 |
| 서브에이전트 위임 | 이전보다 쉽게 일을 넘김 |
| 사고 기능 | 기본으로 켜짐 (4.8은 기본 꺼짐) |
유능한 신입이 시키지도 않은 야근 보고서를 써 오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능력은 늘었는데 범위를 정해주지 않으면 안 해도 될 일까지 합니다.
한 줄 정리: 오퍼스 5의 변화는 대부분 "모델이 알아서 더 한다"는 방향이라, 프롬프트는 늘리는 쪽이 아니라 덜어내는 쪽으로 손봐야 합니다.
2. 지워야 할 지시 3가지
이전 모델에서 품질을 올려주던 지시가 오퍼스 5에서는 비용만 늘립니다. 모델이 이미 하는 일을 또 시키는 셈이니까요.
무엇부터 지워야 할까요? 공식 문서가 "제거하라"고 직접 지목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 검증 단계 요구 — "사소하지 않은 작업에는 마지막에 검증 단계를 넣어라", "서브에이전트로 검증하라" 같은 지시. 오퍼스 5에서는 과잉 검증을 부르고, 지워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 재확인 요구 — "답변을 다시 확인하라", "응답 전에 재검증하라". 모델이 이미 스스로 하는 일이라 비용만 겹칩니다.
- 위임 장려 — 이전 모델용으로 넣어둔 "적극적으로 위임하라"류 지시. 오퍼스 5는 그러지 않아도 잘 위임합니다.
코드 리뷰 프롬프트의 함정
리뷰 프롬프트에 "심각한 문제만 보고하라", "보수적으로 판단하라"라고 써두셨다면 이것도 지우는 편이 낫습니다.
오퍼스 5는 문자 그대로 따라 보고 자체를 줄여버립니다. 공식 권장은 반대죠. 전부 보고하게 한 뒤 걸러내는 일은 별도 단계에서 합니다.
한 줄 정리: 검증·재확인·위임 장려 지시는 오퍼스 5에서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이므로 삭제하고, 리뷰는 "전부 보고 후 별도 필터링"으로 바꿉니다.
3. 새로 넣어야 할 지시 3가지
오퍼스 5는 시키지 않으면 길게 말합니다. 분량은 프롬프트로만 통제됩니다.
그럼 무엇을 넣어야 할까요? 공식 가이드가 권하는 세 가지입니다.
- 답변을 짧게 — "답변은 핵심 위주로 짧고 간결하게. 단서와 주의사항은 짧게 쓰고, 설명을 요청받으면 특별히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한 개요 수준으로 답하라." 시스템 프롬프트가 길면 끝부분에 리마인더를 한 번 더 두라고 권합니다.
- 문서 길이 보정 — "문서 길이는 작업에 필요한 만큼만. 형식적인 요약이나 상투적인 절로 채우지 말라." 파일을 만들어내는 제품이라면 필수입니다.
- 작업 범위 고정 — "요청받은 범위 그대로 전달하라. 판단이 필요한 사소한 것은 알아서 결정하되, 해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때만 확인하라." 오퍼스 5는 요청하지 않은 단계를 스스로 추가하곤 합니다.
진행 상황 설명도 프롬프트로 조절됩니다.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 말라고 쓰는 것보다 원하는 모습을 예시로 보여주는 쪽이 더 잘 듣습니다.
한 줄 정리: 간결함·문서 길이·작업 범위 세 가지는 오퍼스 5에서 명시하지 않으면 기본값이 "길게"입니다.
4. effort는 '생각의 양'이지 '말의 양'이 아니다
effort를 낮춰도 답변은 짧아지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라, 공식 문서가 두 곳에서 반복해 짚습니다.
effort는 모델이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조절합니다. 얼마나 말하는지가 아니고요. 비용을 줄이려 effort만 내렸다면 토큰은 줄어도 답변 길이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큽니다.
| 단계 | 쓰임 |
|---|---|
| low | 가장 효율적. 간단한 작업, 서브에이전트 |
| medium | 속도·비용·성능의 균형이 필요한 에이전트 작업 |
| high (기본값) | 복잡한 추론, 어려운 코딩, 일반적인 에이전트 작업 |
| xhigh | 30분을 넘기는 장시간 에이전트·코딩 작업 |
| max | 토큰 제약 없이 가장 깊은 추론이 필요할 때 |
오퍼스 5의 권장 출발점은 기본값 high입니다. 까다로운 코딩·에이전트 작업이면 xhigh로 올리고, 품질이 유지되는 곳이라면 low·medium을 비용·시간의 주 조절 수단으로 적극 쓰라고 안내합니다.
주의할 점 하나. 이전 모델에서 쓰던 effort 값을 그대로 가져왔다면 자체 평가셋으로 다시 재보라고 권합니다. 오퍼스 5는 낮은 단계에서도 품질이 잘 버티거든요.
한 줄 정리: 비용은 effort로, 길이는 프롬프트로 줄입니다. 두 손잡이는 서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5. 사고 기능을 끄면 생기는 일
오퍼스 5에서 xhigh·max 단계에 사고를 끄면 400 에러가 납니다. 오퍼스 4.8에서는 두 설정이 무관했으니 그대로 옮긴 코드는 깨질 수 있습니다.
사고를 끄면 부작용도 둘 있습니다. 도구 호출이 실행되지 않고 텍스트로 새어 나오는 현상, 그리고 내부 XML 태그가 응답에 노출되는 현상이죠. 새어 나온 텍스트는 대화 기록에 남아 이후 턴까지 영향을 줍니다.
"생각하지 말라"는 규칙이 시스템 프롬프트에 있으면 태그 노출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그런 문구는 빼세요.
공식 권장은 명확합니다. 사고를 끄지 말고 effort를 낮추라는 것이죠. 대부분의 작업에서 사고를 켠 채 low로 두는 편이 비슷한 비용에 더 나은 결과를 냅니다.
하나 더. 사고가 기본으로 켜지면서 출력 토큰이 늘어나므로 max_tokens도 다시 잡아야 잘림을 피합니다.
한 줄 정리: 사고 끄기는
high이하에서만 되고, 껐을 때의 부작용까지 감안하면 "끄지 말고 낮추기"가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클로드 앱에서 그냥 대화만 하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나요?
일부만 해당됩니다. effort와 사고 설정, 서브에이전트는 API나 클로드 코드처럼 설정을 만질 수 있는 환경의 이야기죠. 다만 분량과 범위를 지정하는 요령은 앱 대화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오퍼스 4.8용 프롬프트를 그대로 써도 되나요?
대체로 잘 작동합니다. 공식 문서도 기존 오퍼스 4.8 프롬프트에서 곧바로 좋은 성능을 낸다고 밝힙니다. 다만 검증·재확인 지시가 있다면 그 부분만은 지우세요. 비용이 늘고 품질 이득은 없습니다.
가격이나 컨텍스트는 어떻게 되나요?
API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 5달러, 출력 25달러로 오퍼스 4.8과 같습니다. 컨텍스트 윈도(맥락 창)는 100만 토큰이 기본값이자 최대값이고, 최대 출력은 12만 8,000토큰입니다. 프롬프트 캐시(앞부분을 저장해 재사용하는 기능) 최소 길이는 1,024토큰에서 512토큰으로 낮아졌습니다.
마치며
오퍼스 5의 프롬프트 조정은 결국 한 문장으로 줄어듭니다. 모델이 알아서 하는 일은 지우고, 알아서 하지 않는 일만 남긴다.
지우는 쪽은 검증·재확인·위임 장려, 새로 넣는 쪽은 분량과 범위입니다. 능력이 올라간 모델일수록 프롬프트는 짧아진다는 뜻이죠.
지금 쓰고 계신 시스템 프롬프트를 한 번 열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시 확인해줘"라는 문장이 남아 있다면, 오늘 지울 첫 줄은 정해진 셈입니다.
이 글의 정보는 2026년 7월 28일 기준입니다. 모델 정책과 가격은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적용 전 공식 문서를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