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주목해야 하나
2026년 7월 21일, 개정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이 시행됐다. 지난 1월 22일 본법이 발효된 데 이어, 위임 사항을 구체화한 시행령 개정안이 7월 1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규제의 윤곽이 한층 또렷해졌다.
AI기본법은 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마련된 포괄적 AI 규율 체계다. 다만 EU가 위험도 기반의 강한 통제를 앞세운 것과 달리, 한국은 '진흥과 신뢰'를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 '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공 조달과 연결된 '확인 제도'의 신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AI 제품·서비스를 확인하면, 공공기관이 이를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8월부터 적용되는 조달 인센티브는 국산 AI 기업에 실질적인 유인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다수공급자계약(MAS) 참여 절차 간소화
- 적정성 심사에서 기술점수 1.5점 가점
- 소프트웨어 사업의 납품 실적 요건 면제
취약계층·인재 지원의 확대
이번 시행령은 AI 활용 지원 대상인 취약계층의 범위를 넓혔다. 기존의 장애인·65세 이상 고령자·저소득층에 더해, 경력보유여성과 구직자가 새롭게 포함됐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비수도권 대학 인재와 이공계 전문인력으로 비용 지원이 확대된다. AI 스타트업에는 벤처투자 모펀드를 통한 자금이, 대학·기업·비영리기관에는 AI 연구소 설립의 길이 열렸다.
기업이 챙겨야 할 의무
본법 단계에서 도입된 핵심 의무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금융·채용·자율주행 등 사람의 생명과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고영향 AI'와, 콘텐츠를 생성하는 '생성형 AI'가 규율의 중심이다.
- 투명성 의무: 이용자에게 AI 이용 사실을 고지하고, 생성형 AI 결과물에는 워터마크 등 표시
- 고영향 AI: 위험관리 방안과 이용자 보호 대책을 홈페이지에 공개
- 국내대리인: 일정 규모 이상의 국외 사업자는 국내 대리인 지정
투명성 의무 위반 시 최대 3천만원의 과태료가 규정됐으나,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이 부여돼 실제 제재는 당분간 유예된다.
시사점: 규제가 아니라 '마중물'로
이번 개정의 방향은 처벌보다 활용 촉진에 무게가 실려 있다. 공공이 국산 AI를 먼저 사주는 '마중물' 구조를 만들어, 초기 시장을 정부가 열어주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공교롭게도 EU는 8월 2일 AI Act의 투명성 의무와 범용 AI(GPAI) 제재 권한을 본격 가동한다. 같은 시기, 한국 기업은 규제 대응 부담과 조달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게 된 셈이다.
결국 관건은 '확인 제도'가 형식적 인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느냐다. 국산 AI 생태계의 성패는 공공 수요가 얼마나 꾸준히 뒷받침되는지에 달려 있다.
참고 출처: 국내외 AI 규제, 2026년 하반기 분수령: EU AI Act의 새로운 국면과 AI기본법 시행령 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