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 5의 절반 가격, 성능은 턱밑까지
앤트로픽(Anthropic)이 7월 24일(현지시간) 새 AI 모델 클로드 오퍼스 5(Claude Opus 5)를 출시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최상위 모델인 파블 5(Fable 5)의 절반 가격으로, 그에 근접한 성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가격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5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25달러로 이전 세대인 오퍼스 4.8과 동일합니다. 파블 5(입력 10달러·출력 50달러)와 비교하면 정확히 절반입니다. 가격을 동결한 채 성능만 끌어올린 셈이라,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가 있습니다.
벤치마크로 본 성능
앤트로픽이 공개한 수치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고난도 종합 평가인 프런티어 벤치(Frontier Bench) v0.1 결과입니다. 오퍼스 5는 43.3%를 기록해 이전 세대 오퍼스 4.8(18.7%)의 두 배를 넘었고, 상위 모델인 파블 5(33.7%)까지 앞질렀습니다.
- ARC-AGI 3: 차순위 모델 대비 약 3배 높은 점수
- OSWorld 2.0(컴퓨터 사용 평가): 파블 5 수준의 성능을 3분의 1 비용으로 달성
- 코딩: 오퍼스 4.8 대비 코딩 작업 성능 22% 향상
AI 모델 평가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지수에서는 61점을 받아 파블 5(60점), 오픈AI의 GPT-5.6 솔(59점)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사이버보안 등 일부 특수 영역에서는 여전히 상위 모델과 격차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무엇이 새로워졌나
- 컨텍스트 창 100만 토큰: 긴 문서·코드베이스를 한 번에 다룰 수 있습니다. 최대 출력은 12만 8천 토큰입니다.
- 추론(Thinking) 기본 활성화: 별도 설정 없이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 답변합니다.
- 5단계 추론 레벨: 작업 난이도에 따라 노력(effort) 수준을 조절해 속도·비용·정확도의 균형을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패스트 모드(Fast Mode): 기본 대비 약 2.5배 빠른 응답을 제공합니다(기본 가격의 2배).
- 자체 검증 강화: 앤트로픽은 오퍼스 5가 자신의 작업을 검증하고 성공할 때까지 신중하게 반복하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디서 쓸 수 있나
오퍼스 5는 출시 즉시 전 세계에 제공됩니다. 클로드 맥스(Max) 구독자에게는 기본 모델로 적용되고, 프로(Pro) 요금제 사용자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 요금제에서 접근 가능한 모델 중 가장 높은 성능입니다.
개발자는 클로드 API에서 모델명 claude-opus-5로 호출할 수 있으며, 아마존 베드록·구글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 등 주요 클라우드 플랫폼과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서도 지원됩니다.
기업들의 초기 반응
법률 AI 기업 하비(Harvey)는 오퍼스 5 적용 후 생성 토큰이 평균 26%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품질의 결과를 더 적은 토큰으로 얻어 비용이 그만큼 절감됐다는 의미입니다. AI 개발자 데빈(Devin)을 만든 코그니션(Cognition)은 "절반의 비용으로 파블급 성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사점: '가성비 최상급'의 등장
이번 출시로 앤트로픽의 라인업은 역할이 뚜렷해졌습니다. 최고 성능이 필요하면 파블 5, 일상적인 고성능 작업은 오퍼스 5, 속도와 비용이 우선이면 하이쿠(Haiku) 계열을 쓰는 구조입니다.
국내 사용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프로 요금제 구독자도 최상급에 가까운 모델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월 20달러대 요금제에서 체감 성능이 크게 올라갑니다. 둘째, API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개발자라면 파블 5 대비 절반 비용으로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어, 모델 라우팅 전략(쉬운 작업은 오퍼스 5, 최고 난도만 파블 5)을 다시 짤 만한 시점입니다. 5단계 추론 레벨을 활용하면 같은 모델 안에서도 비용을 한 번 더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