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독점 시대의 균열
삼성SDS가 7월 20일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에 국산 NPU를 얹은 'NPUaaS(NPU as a Service)'를 출시했다. AI 인프라를 사실상 엔비디아 GPU가 독점해 온 흐름에 국산 반도체로 균열을 내려는 시도다.
탑재된 칩은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RGND)'다. 학습보다 '추론'에 특화된 칩으로, 이미 만들어진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태우는 단계에 초점을 맞췄다.
구독형으로 빌려 쓰는 국산 추론 칩
NPUaaS의 핵심은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쓴다'는 데 있다. 고객은 NPU 서버를 직접 사거나 데이터센터를 짓지 않고도, 클라우드에서 필요한 만큼 구독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용 단위도 유연하다. 수요와 데이터 규모에 따라 NPU를 1장·2장·4장·8장 단위로 선택해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추론 작업에서 GPU 대비 전력 효율과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제시됐다. 답변 생성, 문서 분석, 이미지 판별처럼 반복적인 추론 부하를 저비용으로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
'소버린 AI'라는 명분
이번 서비스는 SCP의 소버린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된다. 데이터가 국경 밖으로 나가지 않아야 하는 공공기관 등 강한 보안 규제를 받는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단순히 새로운 클라우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고객이 고성능 AI 기술을 더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사점: 국산 AI 반도체, 이제 '판로'가 관건
그동안 국산 NPU의 약점은 성능보다 '어디서 써보느냐'였다. 아무리 좋은 칩도 개발자가 손쉽게 접근할 창구가 없으면 생태계가 커지기 어렵다.
삼성SDS의 클라우드가 그 창구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진짜 의미다. 퓨리오사AI 입장에서는 양산 물량과 레퍼런스를 동시에 확보할 유통 채널을 얻은 셈이다.
여기에 오늘(7월 21일) 시행된 개정 AI기본법이 공공의 국산 AI 우선 구매를 뒷받침한다는 점도 맞물린다. 정책과 인프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하면서, 국산 추론 칩이 실제 수요를 확보할 무대가 마련되고 있다.
